의학 연구에 이용되는 마카크 원숭이./Bryan Tarnowski/The New York Times via Redux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부 연구자들에게 원숭이 연구를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어스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화부(DOGE) 출신인 CDC 고위 관리가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이번 조치는 10년 전 국립보건원(NIH)이 침팬지를 연구에서 퇴출한 이래 정부 기관이 자체 비인간 영장류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대 동물관리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샐리 톰슨-이리타니(Sally Thompson-Iritani) 부총장은 “
알라딘게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200여 마리의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종료된다. 과학계는 원숭이 실험 중단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예방 연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DC는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예방 연구에 마카크 원숭이들을 이용했다. 원숭이들은 앞으로 영장류 보호소로 이송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될 수도 있고, 일부는 안락사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CDC 개편 일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취임한 이후 식품의약국(FDA), 환경보호청(EPA), NIH 등 미국 주요 연구 기관 수장들은 잇따라 동물 실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기관들은 대신 플라스틱 기판에 장기 세포를 심은 장기 칩이
쿨사이다릴게임 나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장기 모사체) 등 새로운 실험 수단에 투자하고 있다.
CDC의 원숭이 실험 중단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CDC 개편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사이언스는 DOGE 출신인 샘 베이더(Sam Beyda)가 실험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연방정부의 규제와 지출을
야마토게임장 줄이기 위해 DOGE를 신설했다. DOGE는 초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다.
베이더는 최근 CDC 상부 기관인 보건복지부(HHS)에서 CDC 부비서실장(deputy chief of staff)으로 임명됐다. 비서실은 CDC 국장을 보좌하고 기관 전반의 우선 순위와 정책을 조율하는 기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골드몽릴게임 베이다는 CDC 구조 개편을 위한 여러 계획의 총괄 책임자로도 임명됐다.
CDC 관계자에 따르면 베이더는 최근 동물 연구 축소를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 의제의 일환으로 삼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장을 대변한다.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은 CDC가 제약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비판해 왔다.
CDC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조직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 8월 수전 모나레스 전 국장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반백신 주장에 반발하다 해임됐다. 현재 CDC는 짐 오닐 보건복지부 차관이 이끌고 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일했지만 의학계 경력은 거의 없다.
베이더도 마찬가지로 과학이나 의학계 경력이 거의 없는 인물이다. 그는 2023년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자원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심근세포(녹색)와 평활근세포(흰색)로 구성된 2주 된 심장 오가노이드. 혈관을 만드는 내피세포(분홍색)로 둘러싸여 있다./미 스탠퍼드대
◇“성 매개 감염병 예방 연구에 치명타”
사이언스는 CDC가 원숭이 프로그램 관련 질문에 직접 답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CDC 대변인이 이메일로 “CDC는 비인간 영장류 연구를 포함한 연구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며, 가능한 경우 비동물 연구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동물 실험 반대 단체인 ‘화이트 코트 웨스트 프로젝트(White Coat Waste Project)’는 이번 결정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라며 “다른 기관들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과학계는 이번 조치가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장기 칩이나 오가노이드가 인체 세포나 동물 실험괴 유사한 결과를 냈다는 연구 논문들이 잇따라 나왔지만 여전히 원숭이가 필요한 실험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독일 제약사가 입덧 완화제로 개발한 탈리도마이드는 나중에 기형아 출산이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낳았다. 당시 개에게만 실험했는데, 사람과 가까운 원숭이에게 실험했다면 부작용을 미리 알았을 수 있다. HIV나 성병같이 성매개 감염병 예방 신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확인하려면 원숭이 실험이 불가피하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과학계는 CDC의 원숭이 연구 프로그램이 HIV 예방법 개발을 통해 전 세계 감염률 급감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디메트레 다스칼라키스(Demetre Daskalakis) 전 CDC HIV 예방과장은 “원숭이 연구 프로그램은 다른 여러 성 매개 감염병 예방법의 효과도 평가했다”며 “머크(MSD)나 길리어드가 앞으로 개발할 질병 예방 신약이 CDC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면 어디서 탄생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CDC의 원숭이들은 이미 여러 예방약 개발 연구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다. 만약 연구가 조기에 종료된다면, 그동안 연구 성과가 사라지고 투자가 낭비된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30년간 HIV를 연구해 온 데보라 풀러(Deborah Fuller) 워싱턴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소장도 “이번 조치는 HIV 연구 분야에 엄청난 손실”이라며 “CDC의 원숭이 연구가 여성들을 HIV로부터 보호하는 미생물 살균제 개발의 최전선에 있었다”고 말했다.
원숭이들의 최종 운명은 불확실하다. CDC 연구자들은 점진적 원숭이 실험 폐지를 촉구하며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동물들을 대학이나 다른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영장류연구센터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연구를 완전히 중단하고 1년 내 원숭이들을 실험실에서 은퇴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사이언스는 전했다.
참고 자료
Science(2025), DOI: https://doi.org/10.1126/science.zd25zhr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